번역아카데미 수강 후기(독일어권 타미나 하우저/ 한국어 번역본)
- Author: 학사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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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 14, 2024 10:02 AM
번역아카데미 수강 후기
타미나 하우저(정규과정 14기 독일어권 수료)
1. 준비 과정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아카데미는 향후 수업을 듣게 될 예정인 학생들이 번역원에서 진행하는 수업을 듣기 전 미리 수업을 준비할 수 있게 온라인 플랫폼에서 다양한 사전 학습 영상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전 학습 영상에는 자막 번역 프로그램을 포함하여 번역의 기술적인 측면을 다룬 내용과 언어 수준 향상과 관련된 내용 그리고 문학 및 번역 이론 입문 과정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런 비디오 학습 영상들은 내용적으로나 시각적으로도 청취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집중할 수 있게 제작되었습니다. 또한 전문 번역가들과 현재 한국문학번역원에서 강의하시는 교수 및 강사분들이 직접 강의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학습 영상들 중 한국문학사와 한국문학기행이 다른 어떤 영상들보다 마음에 들었고 문학 번역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해당 학습 영상들은 한국문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이 강의되며 집중 분석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번역 이론 관련 학습 영상들도 영향력 있는 이론가들과 이런 전문가들이 작품들을 분석하는 날카로운 시각, 나아가 이들이 과거와 현재에도 문학 번역 및 미디어 번역에 미치고 있는 영향력을 한 눈에 공부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저에게 매우 유익한 경험이었습니다.
2021년에 입학하여 2023년까지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은 마지막 학기가 되어서야 해당 영상들을 볼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고 졸업 전까지 해당 비디오들이 제공하는 중요한 내용들을 학습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번역아카데미에서 공부할 학생들은 이제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이런 사전 학습 영상들을 온라인 플랫폼에서 모두 찾아볼 수 있게 되어 더 나은 출발점에서 수업 내용들을 잘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개인적 경험
저는 2021년 9월,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번역아카데미에서 수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정규과정의 첫 번째 해에는 수업의 대다수를 온라인으로 참석해야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다른 학생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친해지는 데에 제약이 많이 있었고 교수님들과 대면으로 만나는 일도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런 힘든 시기에도 저희 학생들과 교수진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정규과정 공부를 시작할 때,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제가 독일어권 정규과정의 유일한 수강생이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수업을 시작한 첫 해에는 저보다 먼저 일 년을 공부한 수강생들과 같이 수업을 들었고 그 다음 해에는 저보다 일 년 늦게 들어온 학생들과 수업을 같이 듣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같이 혼자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이 같은 방법이 좋은 해결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저는 저보다 더 경험이 많았던 학생들에게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고 또 저보다 늦게 들어온 학생들을 위해 제가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값진 피드백을 해 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저는 다른 학생들의 번역과 제 번역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이런 기회를 통해 지식을 넓히고 문체를 개선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문체실습과 번역실습을 가르치셨던 교수님들께서는 저희가 제출한 번역물에 대해 상세하고 꼼꼼하게 피드백을 해 주셨습니다. 한국어 원본에 대한 피드백은 대체로 한 가지 표현의 다양한 번역의 가능성들, 행간에 숨겨진 의미들 그리고 해당 원문이 담고 있는 역사적인 배경지식 등에 대한 설명이었고, 독일어 번역본에 대한 피드백은 주로 문맥 내 적합한 단어 선택, 문법적 구조나 문체 개선 등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우리 학생들은 교수님들께서 해주신 이런 피드백을 토대로 각자의 번역들을 다시 수정했고 학기 말에 수정한 번역 결과물을 제출했습니다. 이런 수정 과정은 우리가 언어적 지식을 향상시키고 번역 문체를 완벽하게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리 학생들은 2년의 정규과정 동안 짧은 단편 소설부터 시작해 장편 소설, 영화 자막, 웹툰 번역 나아가 노래 가사, 에세이, 시 등등 다양한 텍스트 종류를 번역하고 공부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론 과정에서 제 기억에 가장 남는 수업은 “작품으로 보는 고전문학사”와 “작품으로 보는 현대문학사”입니다. 저를 포함한 학생들이 이 수업을 통해 생소하지만 다양한 작품들을 배울 수 있었고 또 이미 알려진 작품이지만 이들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기에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특히나 제가 한국고전문학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에 해당 수업 시간에 한문, 시조 그리고 가사와 관련된 작품들을 접하고 공부한 것은 저에게 너무나 특별하고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저에게 생소하고 어려운 내용들도 있었지만 교수님들이 한국문학 작품들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잘 해주셔서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으며, 이를 통해 한국 고전 문학과 현대 문학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습니다.
학생들은 정규과정 두 번째 해에 번역실무 프로그램 수업을 듣게 되는데, 이때 독일어권 출판사 편집자와 같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으며 번역물이 출판사를 통해 출판되는 과정에 대해서도 배우게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학생들은 독일 현지 출판사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분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고 이들의 조언과 피드백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들의 조언은 출발어(한국어) 텍스트가 아닌 번역 결과물에 대한 조언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언어 관련 조언뿐만 아니라 독일어권 출판시장 내 번역된 책들의 마케팅 및 판매과정과 관련된 다양한 조언을 들을 수 있게 됩니다.
3. 미래 전망
한국문학번역원(LTI Korea)은 이제 문학번역과 미디어 번역 분야에서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는 기관이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한국문학 작품들을 다양한 언어로 번역하고 번역물의 출판과정을 도우며 나아가 문학 번역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전문 번역가를 양성하는 기관이라는 것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번역아카데미 수료생들은 신뢰할 수 있고 경험 있는 번역가라 인정받으며 졸업 후에 번역원 수업에 같이 참여한 동료 및 교강사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해당 분야에서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첫발을 내딛게 됩니다.
하지만 제가 더 바라는 것이 있다면, 번역원 측에서 학생들에게 조금 더 많은 지원을 해주면 어떨까 싶습니다. 특히나 졸업 후 문학번역 분야에 정착하여 전문적인 커리어를 쌓고 싶은 사람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졸업생들은 번역원에서 제공하고 있는 번역료 이외 번역 요율에 대한 정보나 번역 프로젝트 보조금 관련 정보 그리고 독일어권 출판사에 번역 원고를 제출하는 일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혼자서 알아보고 일을 진행해야 합니다. 물론 이런 일련의 과정이 당사자의 아무런 노력 없이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기에 번역가들은 스스로 정보를 찾아보고 해당 분야의 많은 관계자들과 인맥을 쌓아야 할 것입니다. 정규과정에서 공부하는 동안 스스로 자신의 번역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문학 번역 분야에 남기 위해 미래 계획을 잘 세웠다면, 졸업 후에 좋은 기회들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2023년 6월 졸업한 이후에 한 개의 번역물을 출판했고, 새로운 번역 프로젝트를 위한 보조금과 추가적인 번역 문의를 받았습니다.
번역아카데미는 국내외 기업들에 뛰어난 번역물을 제공해주고 있고, 수강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며 전문 번역가로의 길이 수강생들에게 직업적으로 진정 맞는 길인지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문학번역원의 정규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고 나아가 전문 문학 번역가로 일하고자 했던 제 원래의 계획을 다시 한번 확고히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 독한 번역: 이경화(특별과정(현 야간과정) 3기, 4기, 번역아틀리에 14기 독일어권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