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 News

Course Feedback

번역아카데미 수강 후기(프랑스어권 클로에 페래르/ 한국어 번역본)

  • Author: 학사운영팀
  • Views: 151
  • Mar 14, 2024 10:22 AM

?번역아카데미 수강 후기

 

페레르 클로에(정규과정 12기 프랑스어권 수료)


 

한국문학번역원은 문학과 더불어 배움과 성장을 원하는 미래 번역가들에게 멋진 만남의 장입니다. 서울에 위치한 이곳에는 한국문학에 대한 열정을 가진 세계 각국의 학생들이 모여있습니다


저는 프랑스 엑스 마르세유 대학에서 번역학 석사 과정을 마친 후, 2019년 한국문학번역원에 2년 과정으로 입학 했습니다. 한국문학 번역을 전공하고자 했던 저로선 다소 당연한 일이긴 합니다. 번역원에서의 2년은 수업, 워크숍, 만남, 문학기행을 통해 문학에 깊숙이 몰입했던 경험이었습니다.


저희 기수는 각기 다른 이력을 가진 스무 명 정도로, 언어권 별로는 3명에서 5명으로 나뉘어졌습니다. 수업은 크게 한국 문학사, 한국 문화, 고전 문학, 영화, 페미니즘을 통해 배우는 한국문학 등의 한국문학문화 소양 수업, 저희의 지식과 문학적 감수성을 번역 실습을 통해 발휘해보는 언어권별번역 수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각 언어권별 소규모 번역 수업은, 프랑스에 널리 알려진 저명한 한국문학 번역가들의 지도 하에 문학 번역을 자유롭게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저희는 이 유명 번역가들과 소설에서부터 에세이, 시까지 다양한 텍스트를 작업하기도 하고, 이미 프랑스에 출판된 작품을 재번역해 보기도 했습니다. 또 한 학기 동안 짧은 작품 하나를 번역하기도 했는데, 주로 소설이었고, 첫 해에는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학생들과 공동 번역했으며, 그 다음 해에는 개별적으로 번역했습니다. 공동 번역을 시도하며 각자의 시각과 해석을 아우른다는 것은 저희가 꿈꾸던 번역가가 되는 데 정말로 유익한 경험이었습니다.


한국문학문화 소양 수업들은 다양한 강의와 주어진 글쓰기 과제를 통해 비평적 시각을 기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당시에는 가끔 진도를 따라가기 버겁다고 느끼기도 했지만, 지나고 보니 저희의 문학적 소양을 길러 아직 해외에 작품이 번역되지 않은 한국의 떠오르는 신진 작가들을 발굴하기 위해 필요했던 과정인 듯 합니다. 다같이 모여 듣는 수업시간에는 한글을 사용하기 시작하던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한국문학에 대한 전반적인 개요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수업 외에도, 저희는 약 한 달에 한 번씩 번역원에서 열리는 작가들, 편집자들, 문학 평론가들의 강연에 참석해야 했는데, 대개 번역가라는 직업을 알아가기 위한 차원이었지만 한국문학의 흐름에 대해 배우기 위함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저희에게는 매 수업 사이사이 자유 시간이 꽤 주어졌던지라, 번역원 안에 있는 정겨운 도서관에 자주 가서 과제를 하기도 하고, 열심히 검색하기도 하고, 단순히 번역본이나 원문을 훑어보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도서관에서 다른 기수 학생들을 만나 그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종종 있었습니다


저희 동기들로 말할 것 같으면, 저희는 좋은 한 팀을 이뤄 코로나 시국에도 불구하고 끈끈한 사이를 유지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원격으로 수업하게 되면서 그간 저희가 다져왔던 유대가 약간 느슨해진 감도 있습니다. 그래도 항상 열띠고 서로서로 돕는 분위기였고, 동기로서 이런 훌륭한 분들을 만나게 해준 번역원에 감사합니다. 부디 저희 동기들 모두 바라던 기회를 얻어 번역가로서의 꿈을 펼칠수 있길 바랍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번역원 과정이 없었다면 평생 배우지 못했을 지식을 얻었고, 제 스스로에 대한 그리고 번역가로서의 제 역량에 대한 큰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흔히들 무언가를 계속 연습하다 보면 그것에 능숙해진다고 하는데, 번역원에서의 2년은 저의 번역 습관에 내재된 일종의 반사신경을 발달시키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울러, 서울의 여러 문학 전시회에서 만났던 작가들과 최신 문학 작품에 가까이 있었던 점 또한 진정한 행운이었습니다


제가 프랑스로 돌아가기 직전에 프랑스 웹툰 플랫폼의 번역가를 찾던 위 기수 수료생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마침 웹툰은 그래픽 노블이나 만화와 함께 몇 년 동안 제게 끌리던 콘텐츠였습니다. 현재 저는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요즘 프랑스의 젊은 독자층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만화와 웹툰 번역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불한 번역: 강선희 (야간과정 15기 프랑스어권 수료)